스포츠토토 포럼





정부가 파병을 검토하는 배경은 이해할 수 있다. 북·미 협상 시한은 다가오는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날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 미국과의 공조가 절실하다. 이런 때 미국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도 난국을 타개하는 하나의 방안이기는 하다. 국내 수입 원유의 7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안전도 국익에 중요하다. 하지만 파병은 국제 분쟁에서 한쪽 편에 서는 것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의 군사 긴장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면서 시작됐다. 미국을 돕기 위해 군대를 보내는 것은 자칫 가해자 편을 드는 꼴이 된다. 미국의 제1 동맹국인 일본이 미국 요청을 피하면서 독자 파병을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청년 집단 간 인식의 간극이 조국사태에 대한 첫번째 천착 지점이 됐어야 했다. 조국사태는 진보인사 가족의 일탈 차원의 문제를 넘어선다. 신자유주의적 경쟁교육, 부당한 능력주의, 배타적 가족주의, 승자독식 등 제도적 모순과 각박한 습속이 만들어낸 사건을 온전히 교육의 문제로 좁히면 안된다. 이 모순과 습속들은 해방 후 75년 동안 지하를 흘러다니는 마그마처럼 ‘사회적 지층’이 얇아질 때마다 지상으로 분출한다. 조국사태는 우리 모두의 사태였다.


이란이 8일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내 핵심 군사기지 두 곳을 미사일 20여발로 공격했다. 지난 3일 미군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사망한 지 닷새 만에 군사보복에 나선 것이다. 미국도 반격을 경고했다. 40년 앙숙인 양국이 무력 충돌하면서 중동이라는 화약고가 폭발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7일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언론과 인터뷰하는 간접 형식이지만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처음으로 공개 요청한 것이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현실화하면서 정부가 파병에 대해 결단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방침은 충격적이면서도 황당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라는 정치·외교적 사안에 경제보복 카드를 내밀었다. 이는 일본 기업에도 타격을 주는 자해적인 조치였다. 스스로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을 골탕 먹이기로 작정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당시 일본이 한국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타격을 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규제에 나선 만큼 우려도 컸다. “일본이 한국의 가장 아픈 고리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말이 정부 관계자의 입에서 나올 정도였다. 따라서 이번 불산액 국산화 성공은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이룩한 쾌거다. 일본의 섣부른 제재는 양국 관계만 악화시켰을 뿐이다.


국회법엔 매 짝수달 1일에 임시회를 소집하도록 했다. 연중 일하는 민생국회를 약속해놓고 어기고 있는 셈이다. 2월 국회는 재외동포선거인단 등록이 시작되는 26일 전 선거구를 획정해달라는 선관위 요구에도 맞닥뜨려 있다. 자치경찰제와 정보경찰 개편 작업을 담은 경찰개혁 입법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감염병 재난까지 덮친 때다. 2월 국회를 속히 열어야 한다. 손가락질받던 20대 국회도 초당적으로 민생을 돌보는 유종지미를 거두길 바란다.

2월 임시국회 개회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개회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 일정·안건 협의는 지연되고 있다. 한국당은 선거구 획정 문제가 가닥 잡히고 2월 중순 이후에 열자는 뜻을 비치고 있다. 연말연초 패스트트랙 법안 충돌의 앙금이 남아 있고, 총선 후보 공천과 보수통합 얘기로 부산한 것도 개원 논의가 뒷전으로 밀리는 이유가 됐을 게다. 그러나 중국발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며 시민들의 안전과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생 위기 앞에선 총선 준비도 그들만의 얘기처럼 보일 뿐이다. 사람들의 일상을 옥죄고 불안케 하는 감염병 하나만으로도 국회가 빨리 작동돼야 할 이유는 분명해진 상황이다.


보수세력은 좌파교육감들이 일제고사를 표집으로 전환하고, 자유학기제 등의 도입으로 시험이 줄고 경쟁이 사라져 학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도입한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취지인 학습부진아 지원은 유명무실해진 채 성적 공개로 학교별 서열화만 야기했고, 예산과 평가에 연계되며 학교 간 경쟁을 부추겼다. 강제적 문제암기와 시험대비라는 반교육이 횡행하며 초등 일제고사를 표집으로 전환한 것은 박근혜 정부다.


새보수당은 이날 당의 정강·정책을 통해 다시 한번 개혁보수 노선을 선언했다.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며 청년층에게 다가서고자 한 것은 긍정적이다. 공동대표 8명이 번갈아가며 당을 운영한다는 실험도 눈에 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보수층의 표를 얻겠다는 이상의 구체적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새 길을 걷고자 하는 의지는 오히려 3년 전 탈당을 감행해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보다 후퇴한 것처럼 보인다. 특히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는 이 당이 진정 개혁을 추구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전혀 달라진 게 없는 한국당을 상대로 지분 다툼을 하는 모습은 여간 실망스럽지 않다. 만약 새보수당을 창당한 뜻이 한국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로 심판받아 마땅하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29일까지다. 반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 한국당 의원들이 뽑은 마지막 선출직이란 상징성이 있다. 국회부의장 출신 5선 의원으로서 황 대표를 견제할 적임자란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황 대표는 그간 국회를 팽개치고 장외집회, 삭발, 단식 등 출구 없는 대여 강경투쟁으로 일관해왔다. 한국당은 오는 14일 광화문광장에서 또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정부의 실정과 부당함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건 야당의 책무다. 그러나 선명성을 유지하려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한다면 수권정당의 꿈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야당, 합리적 대안을 갖춘 야당을 원한다. 심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씨 사망 후 “발판 하나, 벨트 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펴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규직 전환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2인1조 의무화, 위험업무 시 설비가동 중지 등 정부 대책도 이어졌다. 산재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국회는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한 ‘김용균법’을 통과시켰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 특조위)는 연료환경설비운전 노동자 직접고용 등 22개의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관계부처·기관은 최대한 권고 내용을 반영하라”고 지시까지 했다. 숱한 다짐과 약속은 그러나 말뿐이었다.


일본은 회담 나흘 전인 지난 20일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규제 완화 조치를 취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일본은 수출규제의 원상회복 절차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 마련에 지혜를 모아줄 것을 당부한다. 두 정상이 한목소리로 밝힌 ‘솔직한 대화’가 향후 양국관계를 풀어나가는 기본 덕목이 될 필요가 있다.


상위 10%가 평균 3.5채의 집을 가지고 있고, 보유주택 평균 자산가격도 하위 10%의 34배인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빈부 차 메이저사이트 확대의 폐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노동의욕을 떨어뜨리고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준다.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공정’과 ‘정의’는 작동하지 않게 된다. 정부는 물론 청와대와 서울시까지 나서 부동산시장 안정을 촉구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은 수요 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서민들이 형편에 맞는 가격으로 원하는 곳에서 집을 살 수 있도록 획기적인 공급대책이 병행돼야 한다. 분양가상한제도 전면실시가 답이다. 1000조원에 달하는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기웃대지 않도록 실물과 금융시장을 단단히 관리하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물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들도 나타나고 있다. 고용주들이 노동시간을 줄이는 ‘노동시간 쪼개기’로 편법 대응하며 초단시간 노동자가 늘어나 시간당 임금은 늘었지만 월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가 일례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대로 소상공인들이 겪는 고통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은 다른 방법으로 푸는 게 맞다. 가뜩이나 양극화가 최대의 갈등요인인 사회에서, 최저임금을 억눌러 쥐어짜는 성장은 이제 끝내야 한다.


ㄱ씨 사망 배경과 관련해 검찰은 결코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다. 그가 남긴 메모를 보면, 검찰이 별건·강압 수사를 했다는 의심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휴대전화를 독점한 채 수사한다면 ‘셀프 수사’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게 해서 수사 결론을 낸들 수긍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경찰은 ‘증거 절도’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리가 있다.


청와대가 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어 현재 정세를 평가하고 교민안전과 원유수급 대책 등을 논의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사태의 파장이 한반도 정세에까지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교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를 놓고 고민이 클 것이다. 정부가 유념해야 할 것은 한·미동맹과 북핵 공조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이번 사태에서 미국 편을 드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파병이 2004년 이라크 파병 못지않은 후유증을 불러올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런 엄중한 정세 속에서 15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손에 어떤 대북 제안이 들려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가 내놓는 대북 메시지의 수위와 북한의 반응이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비건 대표는 방한 전 “미국의 방침은 변한 게 없다”고 했지만 중요한 담판을 앞두고 말을 아꼈을 수 있다. 북한 박 총참모장이 담화에서 “대화도, 대결도 낯설어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것은 북한도 일단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비건의 방한은 ‘연말시한’을 앞두고 한반도 대결국면을 진정시킬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